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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언제까지 할 수 있는 거냐? 스물아홉, 생각 버리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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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설날. 곧 섣달 그믐날. 1. 잡념이 많이 들고 우울할 때는 일을 하는 것이 제일 좋다. 원고를 읽노라면 잡념이 사라진다. 호흡에 집중하는 것보다 면벽수행, 묵언수행하는 것보다 원고를 읽는 게 제일 쉽다. TV 보는 것, 음악 듣는 것, 책 읽는 것으로는 이만큼 완벽하게 없앨 수 없다. 다소 기계적으로 교정을 보고 있으면 잡념도 사라지고 돈도 생기고. 아, 일이란 얼마나 소중한가. 일이 없다면 나 같은 인간은 하루의 대부분을 어지럽고 복잡한 생각들로 채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턱없이 작은 돈을 위해 노동력을 팔고 있지만, 어쨌든 이 일은 나한테 잘 맞고 소중하다. 문득 직관적으로 이 길을 선택한 나 자신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2. 그에 반해 글을 쓰는 일은 잡념을 무한재생산 하는 일 같다. 한 문장을 쓸 때마다 백 가지, 천 가지, 만 가지 생각들을 하고. 물론 우울할 때 글이 더 잘 써지기는 한다. 하지만 그렇게 감정을 우다다 발산한 글은 나중에 보면 별로 쓸모가 없다. 글의 토대와 구조는 상태가 좋을 때 만들어야 하고, 그 사이사이의 감정을 채워 넣는 일 정도만 우울할 때 할 일이다. 3. 예전의 나는 연애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었는데, 장기연애를 통해 연애에 최적화된 인물로 거듭났다-_- 명절은 참 싫구나. 애정이 부족해서 죽을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다. 4. 영화 <밀레니엄>이 통쾌하지 않고 슬펐던 것은, 저항의 도구들 또는 상징들이 어쩌면 무용할지도 모른다는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해킹, 문신, 피어싱, 퀴어, 정상이 아닌, 피해자, 여성, 대항 폭력...... 수많은 이미지와 정체성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리스베트는 철저히 혼자다. 그리고 끝끝내 혼자다. 그녀는 약하지만, 강하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강하지만, 약하다. 나라면, 견디기 힘들었을 거다. 5. 자고 있는 고양이마저도 귀찮은 시간이 있다. 6. 그리고 그 고양이의 뜨끈뜨끈한 온기로도 외로운 시간이 있다. 7. 그 시간들은 겹쳐진다. 인간이란 이토록 모순된 존재. 8. 오늘이 진짜 한 해의 마지막이라고 상상해 본다. 내일이 진짜 한 해의 처음이라고 상상해 본다. 두둥실 떠오르는 것은 작은 기대감. 작년의 여파는 이제 그만.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이제부터는 차츰 올라갈 거라고 말해준다. 원래의 나로 돌아갈 거라고. 9.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로 모두에게 복된 새해가 되기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나 미투데이나 모두 할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갑자기 책갈피 용도로 미투데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미투 쓰는 분들은 주위에 두세 명뿐. 한산하고도 편리한 공간이네요. 여러 가지 클리핑에 적합할 것 같습니다. 종종 블로그에는 쓰기 뭣한 TV 잡담 같은 걸 하게 될지도 모르죠. 어쨌든 보고 :)
완벽하지 않아, 시간의 목소리, 주홍색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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