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테고리
사소한흔적 들 최근 등록된 덧글
내일이면 마무리 될 거 ..by 당고 at 01/06 커밍아웃할 게 참 많은 듯.. by 당고 at 01/06 음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by 당고 at 01/06 넵! 저도 예전에 읽었어요.. by 당고 at 01/06 이글루스 유저도 엄청 .. by 당고 at 01/06 최근 등록된 트랙백
조장은 <<골 때리는..by 作家 어쩌면 나도 <개청춘> by 참 쓸쓸한 당신의 독 너무 흔해서 예측하는 게.. by Run To 루인 잠문답 바톤 by 바람의 열두 방향 월아, 알고리즘 by Read & Lead 이글루 파인더
메모장
이전블로그
2010년 01월2009년 12월 2009년 11월 more... 태그
비가시성
희망
새해다짐
백영옥
다양성
2010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재닛맥케이브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포용
꿈
돼지
아듀2009
우울
호모포비아
섹스앤더시티제대로읽기
동성애자
겨울
이성애자
흑소소설
히스테리
생리
친구
야식
게이
성소수자
킴아카스
호르몬
다이어트의여왕
|
용산참사 피해자들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 걸 보고 할 말도 잃고 의욕도 잃고. 시간은 흘러 흘러 벌써 10월의 마지막 날. 어디로 가야 할까. 무엇을 해야 할까.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 무례한 복음 이택광/난장/2009/336쪽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포스팅을 시간순으로 편집한 책이므로, 이택광의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모두 읽은 독자라면 굳이 책을 사서 새롭게 읽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책 한 권을 정독함으로써 명확히 얻을 수 있는 키워드는 '쾌락의 평등주의'라는 개념인데, 이택광은 이 개념을 통해 한국사회와 문화를 분석한다. 쾌락의 평등주의란 '네가 즐기는 만큼 나도 즐겨야 한다'는 한국식 평등주의이며, 이러한 대중의 욕망이 광고나 TV 예능 프로그램부터 촛불집회까지 광범위하게 발현되고 있다는 것이 이택광의 주장이다. 이택광은 이 책에서(그리고 블로그에서도) 현상을 분석하는 토대가 되는 이론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 때문에 『무례한 복음』은 가벼운 문화현상을 분석한 분량이 짧은 글처럼 보이는 한편, 독자에게 한없이 불친절하고 무례한 책으로 보이기도 한다. 쾌락의 평등주의 원칙에 입각한 중간계급이 한편으로는 진보적이면서 한편으로는 보수적인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는 데 이 책의 가장 큰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문화이론을 깊이 공부한 학자가 대중과 밀접한 문화현상을 발 빠르게 분석하여 내놓았다는 것 역시 긍정적인 지점이다. 개인적으로 이택광의 분석에 70% 정도는 동의하지만, 나머지 30%는 끼워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 권을 통틀어 주장하는 키워드가 그토록 선명히 보인다는 것은 그가 구축한 이론에 완결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 이론을 구축하기 위해 다른 요소들을 애써 무시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또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문화비평을 시도했다면, 글을 풀어내는 방법도 좀 더 친절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택광의 글은 쓸데없이 어렵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모두 반지성주의로 몰아간다면 할 말은 없다만. *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 요네하라 마리/마음산책/2008/332쪽 고양이, 비혼여성, 에세이스트. 이 세 가지는 정말 좋아라 하는 조합이기 때문에 매우 즐겁게 읽었다. 러시아어 통역사이자 작가인 요네하라 마리와 고양이 네 마리, 그리고 개 두 마리가 이 책의 주연급이다. 길냥이 남매 도리와 무리부터 러시아에서 입양한 쌍둥이 고양이 타냐와 소냐, 버려진 개 겐과 노라까지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집에는 반려동물이 끊이질 않는다.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라는 제목은 매우 래디컬(?)하게 보이지만, 사실 원제는 '인간 수컷은 안 키워?'다. 그리고 그 말은 '남자는 안 만나느냐', 또는 '결혼은 안 하느냐'는 의미로 주변인이 마리 여사에게 건 태클일 뿐이다. 실제로 만나면 혼자 사는 씩씩한 커리어우먼으로 카리스마 만빵일 것 같은 마리 여사가 고양이 앞에서 한없이 흐물흐물해지는 모습이 그야말로 사랑스럽다. 고양이, 개 등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너무나 즐겁게 읽을 에세이집. 중간중간 나오는 러시아 통역사 이야기 같은 경우, 나는 별로였는데 그게 재미있다는 독자들도 있고 ㅋ 끝으로 고양이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감탄한 마리 여사가 '고양이는 외계인들의 지구 정복을 위한 전략의 일부'라는 가설에 동의하는 부분을 간략 소개- 크흑- 나도 끄덕끄덕 동감>_< 페리네 혹성인들은 지구인들이 무조건적으로 매료되고 아무런 이유 없이 호감을 품게 되는 모습, 행동과 음성, 성격 등을 연구했다. 그리고 이끌어낸 결론이 바로 고양이였다. "고양이로 변신해서 지구인들의 마음을 빼앗은 뒤 지구를 탈취하자." 이러한 장대한 전략이 세워졌다. 페리네 혹성의 의학기술은 지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었기에, 그들이 고도의 지능과 복잡한 정서를 그대로 유지한 채 고양이로 변신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였다. (p.83) * 나와 마릴린 이지민/그책/2009/256쪽 '한국전쟁 전후의 서울'과 '전쟁에서 살아남은 여자'라는 음침한 소재를 경쾌한 문체로 풀어낸 이지민의 세 번째 장편소설. 전쟁 직전 낭만적인 공산주의자 여민환과 미국정보요원 조셉 사이에서 위험한 사랑을 즐기던 앨리스. 그녀는 전쟁이 끝난 서울에서 미군부대 타이피스트로 일하다, 1954년 마릴린 먼로가 위문공연차 방한하자 통역을 맡게 되는데...... 여기까지 보면 마릴린 먼로와 앨리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종의 사건 또는 관계가 소설의 중심에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마릴린 먼로의 역할은 이 소설에서 매우 미미하다. 굳이 말하자면 작가에게 창작의 영감을 준 뮤즈 정도일 것 같은데, 아무리 영감을 줬더라도 실제 소설에서는 먼로를 빼고 앨리스의 이야기만 집중해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앨리스와 사랑을 나눴던 두 남자의 정체가 밝혀지고 그들 사이의 배신과 음모, 앨리스가 전쟁통에 겪었던 트라우마의 정체가 밝혀지는 마지막 40페이지 정도는 매우 박진감 있게 전개된다. 미친년, 양공주, 화가, 타이피스트, 통역사, 유부남의 정부, 스파이 등 여러 역할을 넘나드는 앨리스. 그리고 그 모두가 자기의 진정한 모습이 아닌 앨리스. 그녀는 결국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슬프고도 생명력 있는 존재로 판명된다. 지금 세상도 살기 힘들지만 전쟁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아우슈비츠에서도 꽃은 피었다지만, 지옥 속에서 살아가는 것들의 찬란한 생명력을 경탄하기엔 현실이 너무 버겁다. 전쟁이라는 현실 속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앨리스 킴이 과연 마릴린 먼로의 아름다운 모습에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스토리텔러로서 이지민의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한 부분도 있지만, 먼로에게 집착한 점과 앨리스 킴을 『모던보이』의 여성형으로 설정한 점이 조금은 아쉽다(『모던보이』의 이해명은 그야말로 가벼운 인간으로 그려졌으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