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쪽으로
by 당고
카테고리


사소한
흔적

최근 등록된 덧글
아, 그럴까요. 이제 권..
by 당고 at 06/21
그래? 내 블로그 읽으면 ..
by 당고 at 06/21
난 가슴이 답답할 때 니 ..
by L, at 06/18
하늘의 그물은 성기지만..
by 민빙구 at 06/17
코엑스 너무 멀죠. 출판..
by 당고 at 06/15
최근 등록된 트랙백
<어린 왕자>를 읽고.
by ★
영화를 보고 2
by 참 쓸쓸한 당신의 독
한때 유행했던 컬러테스트
by ZN
나의 계사년은 ㄱㅆㄴ만..
by 참 쓸쓸한 당신의 독
생각해보니
by ☆드림노트2☆
이글루 파인더

이전블로그
2019년 06월
2019년 05월
2019년 04월
more...
태그
여행 물병자리 별자리토크 전주 물고기자리 고베 게자리 황소자리 제주 처녀자리 웹툰 염소자리 쌍둥이자리 전갈자리 내이글루결산 양자리 포스텔러 천칭자리 사수자리 dada님감사합니다 별자리 부산 오사카 교토 사자자리 1011번째라니 친구들 별자리툰 간사이 경주
전체보기
rss

skin by 네메시스
2010년 6월 둘째 주 책책책
어쩐 일인지 자외선이 최강이라는 정오에 집을 나서는 일이 잦다. 긴 생머리는 제대로 말리질 않아 물이 뚝뚝 떨어진다. 이 머리를 하고 겨울에 집 밖을 나서면 금세 얼어서 머리 고드름이. 그러나 한여름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도 눈 깜짝할 사이에 바싹 마른다. 혼자서 조용히 중얼거리는 한마디. '태양은 힘이 세구나.' 그러다 갑자기 눈물이 나는 일도 있다. 태양은 너무도 강렬하고 나는 너무도 작고 약하다. 태양이 너무 강해 살인을 저지른 부조리의 화신도 있지 않은가. 태양빛에 머리가 이상해져 살인하는 일이 없도록, 한여름에는 집에서 고양이와 노는 편이 낫다.
*
1001초 살인 사건
온다 리쿠/까멜레옹/2009/324쪽
잊을 만하면 한 번쯤 읽어주는 온다 리쿠. 2009년 7월 이후로 처음이니까 1년 만이다. 그런데도 전혀 낯설지 않음. 하긴 그 전에 워낙 많이 읽었으니까; 단편집은 『코끼리와 귀울음』 이후로 처음. 온다 리쿠는 단편보다 장편에 강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완벽히 이질적인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데 탁월하기 때문. 상상의 세계를 하나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는 역시 장편이나 연작소설이 더 낫다. 코끼리와 귀울음은 단편집이라 해도 등장인물이 겹치는 연작소설 형태라 더 짜임이 좋았는데, 『1001초 살인 사건』은 완전히 별개인 단편소설들의 모음집이라 글쎄. 지금까지 읽은 온다 리쿠 소설 중에는 만족도가 가장 낮은 편이라 해야 할까. 온다 리쿠의 팬이라면 모를까, 일반 독자에겐 비추. 『도서실의 바다』나 비슷한 정도이니 『도서실의 바다』에 만족했던 팬이라면 이 책도 좋아할 듯. 미즈노 리세의 파트너인 요한(얼굴은 천사 같은 미소년이지만 성격은 사악한 그분)이 주인공인 단편도 실려 있다. 전반적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 컷 이미지 모음 같은 느낌. 단편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그 이상의 진전은 없다. 온다 리쿠의 작품 중 베스트는 역시 도코노 시리즈인 듯. 캬캬-

*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 2
강지영, 배명훈, 은림, 김이환, 김주영, 임태운, 권민정, 김지현, 정지원, 김두흠, 이수현, 양미현, 이상민/시작/2009/356쪽
『1001초 살인 사건』보다는 이쪽이 더 흥미로웠다. 전반적으로 이야기들이 더 짜임새가 좋고 기승전결이 분명하기 때문일까. 하지만 몇몇 작품은 기시감 같은 것이 들기도 하고 진부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최근에야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류의 이야기가 '환상소설'이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고 있다. 나는 왜 내가 '순수문학'을 더 좋아했다고 생각했을까. 노골적으로 SF스럽거나 환상문학 분위기가 나는 것보다는 좀 더 미묘한 부분에서 환상문학의 느낌을 가진 작품을 제일 좋아했던 것 같다. 환상이지만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을 법한 환상이라고나 할까, 백일몽 같은 환상이라고나 할까. 은림의 「낙오자」, 임태운의 「이빨에 낀 돌개바람」, 김주영의 「지구의 중력은 안녕하시니?」 정도에서 꽤 좋은 느낌을 받았다. 아, 하지만 시간을 파는 가게라는 설정이나 예쁘고 착한 아내가 실은 구미호였다는 설정, 천사와 악마의 모델이 같은 사람이었다는 설정 등은 어디서 들은 이야기거나 한 번쯤 내가 써봤던 얘기거나 해서, 데뷔하여 출판되는 책에 소설을 싣는 기성 작가의 작품으로서는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 이야기를 실컷 전개해놓고 그냥 상상이었다거나 꿈이었다거나 하는 결말은 더더욱 곤란. 다만 은림의 소설은 더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수한 종자로 선택을 받았는데도 자발적으로 낙오자가 된 여성의 이야기, 죽음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의 이야기, 그리고 사랑과 대조적으로 그려지는 모성의 비유 같은 것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하지만 기본이 되지 않은 작품들이 많아 안습. 조금 더 완성도 있는 환상문학 모음집을 보게 되길 기대한다.

*
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창비/2008/162쪽
<한겨레 21>에서 연재하는 걸 몇 번 본 적이 있긴 한데, 그때는 그냥 별다른 감상이 생기질 않았다. 온전히 하나의 책으로 묶여 나왔을 때 의미가 생기는 것들이 있다. 이 만화 역시 그런가. 시골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작가는 가난한 시골의 경험을 고스란히 살려 한 편의 만화로 완성시켰다. 1977년생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체험을 한 것이 이 작가를 도리어 특수하게 만들어준 것은 아닐까. 예를 들면 가난. 그리고 대가족. 이 만화가의 특이한 점은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결코 가난에 침몰되지 않는 감수성이 있다는 것이다. 도시로 이주하게 되면서 겪은 낯선 환경과 거기에서 파생된 상대적 박탈감 속에서도 그는 꿋꿋했다. 뭐랄까, 욕망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어린 시절부터 체득했다고나 할까. 이 점이 나랑 비슷하구나. 최규석이라는 만화가는 기본적을 굉장히 뜨거우면서도 차가운 사람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체험과 사회에 공명할 수 있는 감수성을 지녔으면서도 자신의 체험에 짓눌리지 않고 관찰하고 해부하는 차가움을 지녔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가족을 소재로 만화를 그리기가 녹록치 않았을 텐데, 무리한다는 느낌 없이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를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이 만화를 읽으면서 독자들은 본래 대한민국의 주민이었지만 점차 그 모습과 살 터를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한층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지금의 나도 미래에는 원주민 취급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길찾기/2009(신판)/200쪽
내가 본 것은 아마도 개정판인 모양인데 초판은 2004년에 출간되었단다. 즉, 최규석의 데뷔작인 셈이다. 『대한민국 원주민』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더 강렬하고 패기 넘치는 작품인 것도 사실. 나는 오히려 이 책을 더 흥미롭게 읽었다. 중년의 둘리를 이주노동자로 재해석한 표제작도 그렇지만, 가장 처음에 등장하는 <사랑은 단백질>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 자기 자식인 어린 닭을 튀겨 직접 배달하는 아버지 닭을 등장시켜 우리가 소비하는 갖가지 음식과 물건들을 본래의 형태로 재구성한다. 한 마리 치킨으로 변한 영계가 치킨집 사장의 아들이라는 걸 알고도, 돈을 냈기 때문에 먹어야 한다는 소비자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윽. 약자를 밟고 잡아먹으며 살아가는 우리네 위선적 삶을 파헤치는 작가의 의식은 이어지는 단편 <콜라맨>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적장애를 가진 동네 바보 청년을 유린하여 자신의 공상을 현실화시킨 소년의 잔인한 이야기. 개과천선한 소년의 결말은 공모전용 결말이라 하니 참고 넘어가자. 꿈 같은 사랑 이야기나 폭력으로 점철된 액션 만화가 아니라, 현실에 맞닿은 만화를 보니 오랜만에 감개무량. 이거 읽고 <기생수> 시리즈도 일독했다는.
by 당고 | 2010/06/15 17:46 | 흔적 | 트랙백 | 핑백(1) | 덧글(26)
트랙백 주소 : http://loveNlove.egloos.com/tb/262451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참 쓸쓸한 당신의 독 : 20.. at 2010/06/28 14:41

... ... more

Commented by 나스타 at 2010/06/15 18:08
단편선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거울 필진들이네요. 나스타 난독인가봐요, 1001초를 101초로 읽고는 101초만에 살인을... 이러고 있었어요 ㅠㅠ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6 23:27
1001초 만에 살인하기도 어렵지 않나요, 나스타? ㅎㅎㅎ 맞아요, 대부분 거울 필진들이에요. 음-
Commented by 치니 at 2010/06/15 18:17
최규석씨 실제로도 눈빛이 형형해요. 미남이라서 여성팬들이 많은 거 같더라고요. 저는 저 두 만화 말고 <100도씨>만 봤어요. 그건, 약간 진부한 내용인데도 그 때 시기랑 맞물려서인지 말 그대로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 그런 재주가 있는 분인 듯.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6 23:27
미남이군요. 난 미남은 별로; 으하하-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추천이요 히히히-
Commented by Shoo at 2010/06/15 19:27
최규석 씨 만화는 보고 나면 기분이 참 그래요.
잊고 있었구나, 맞아, 그렇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부끄럽기도 하고.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6 23:28
부끄러움을 아는 게 사람인데; 요즘 너무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저도 부끄럽;;;;;
Commented at 2010/06/15 19: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6 23:29
팬이라면 팬 ㅋ 너무 많이 나오기도 하고 내용이 좀 가볍기도 하고. 재밌는 건 재밌는데 어떤 건 막 쓴 거 같기도 하고 암튼 신기해요.
최규석 만화 중에는 <습지 생태 보고서>인가? 그것도 보고 싶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6/16 00:27
저 공룡둘리를 위한 오마주 은근히 무섭더라구요. 책을 다 본 건 아닌데 그 발상만으로도...

그나저나 책은 많고 참 읽을 시간은 없, 아니 사람이 너무 게을러요...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6 23:30
무서워요 ㅠ <사랑은 단백질>은 더 무섭더라고요. 그 단편도 안 보셨으면 한번 보세요-
세상에 책이 진짜 많죠.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을 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전 생각 없이 읽어서-ㅅ-;
Commented by 라니 at 2010/06/16 14:51
정오면... 전 아직 일어나지도 않았을 시간 ㅎㅎㅎㅎ
참 부지런한 분이세요! 참이 기르시랴, 책 읽으시랴, 뿔 구상하시랴, 알콩달콩 연애에 이웃통신 전하시랴... ^^; 부럽기도 하고 절대 못따라할 삶이라 그저 경외스럽습니다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6 23:31
저 진짜 게으른데; 저도 2시쯤 자서 10시쯤 일어나요; 프리랜서 인생 ㅋ 돈 버는 일은 거의 안 하고 있으니 남들이 보면 잉여 백수죠, 뭐. 분명 맛난 음식도 많이 만들어 드시는 라니 님이 훨씬 더 부지런한 분이실 거라 확신합니다 ㅎㅎ
Commented at 2010/06/17 10:2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7 15:47
꼭 읽어봐야겠어요, 이리 추천까지 해주시니. 캬캬- 현실은 왜 이리 어두운 걸까요. 오늘은 월드컵으로 또 온 나라가 시끄럽겠지만 ㅋ
Commented by n.n. at 2010/06/18 10:05
출간된 최규석의 전작을 소유하고 있는 규석빠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우리(?)의 누추한 현실을 따뜻하게 그린 <습지생태보고서>를 추천합니다.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8 14:04
전작주의자시군요, n.n님-
<습지생태보고서>는 제 손 안에 들어왔다 간발의 차이로 빠져나갔는데 안타깝네요. 다음 번엔 꼭 get하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루인 at 2010/06/18 11:29
온다 리쿠는 정말이지 긴 장편이 제격이에요. 그나저나 그동안 못 읽은 거 읽어야 하는데.. 동동.

최규석 만화는 책방에서 일할 때, 종종 읽었는데 쉽게 읽기 힘들더라고요. 기대하지 않은 성찰에 깜짝 놀라기도 했고요. 나중에 다시 한번 읽고 싶달까요. 흐흐.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8 14:05
루인의 베스트는 뭐예요? 온다 리쿠 베스트. 오늘 추천해달라는 말을 들었는데 도코노 시리즈랑 목요조곡을 추천했어요. 잘 생각이 안 나서;
최규석 만화는 울컥울컥 하는 장면이 많았어요. 좀 무섭기도 했고요. 흠-
Commented by 루인 at 2010/06/20 07:49
전 아무래도 치세 시리즈가 기억에 남는달까요? 흐흐.
사실 저도 기억이 잘 안 나서... 아하하. ㅠㅠㅠ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20 21:10
치세요? 미즈노 리세는 아는데 치세는 누구? 기억 안 남; 으허-
너무 많아서 사실 다 헷갈려요. <메이즈>도 재밌었는데.
Commented by 루인 at 2010/06/21 06:43
리... 리세였던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고 보니 치세는 다른 만화책의 주인공... 으하하. ㅠㅠ
크크크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21 14:25
그나저나 놀라운데요. 리세 시리즈는 너무 공주님과 왕자님이 나오는 순정만화 삘이라; 루인, 공주와 왕자 좋아하나 봐요 크크크크크- (퍽!)
Commented by 청올 at 2010/06/19 16:45
>.~ 우와 저저 방석속은... ㅠㅠ 우왕- 앉아버릴뻔했다니 진짜 무섭겠다-
오랜만에 본가에 오니 제대로 쉬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일하러 컴터 앞에 앉았음 켁;;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9 22:05
그래도 다행히 피해 앉았어 ㅋ
본가에 갔구나. 근데 이 덧글은 위의 포스팅에 달려고 했던 거 아닌가? 나도 가끔 헷갈리지만 ㅋ
Commented by orora at 2010/06/19 18:20
햇빛 쨍쨍한 날..물 뚝뚝 떨어지는 머리칼을 하고 다니는 분이 당고님이라고 단정하겠슴..ㅎ
드라이어로 말리는 것보다 머리결이 상하지 않아서 좋아요.그렇게 말리는 거.
Commented by 당고 at 2010/06/19 22:05
진짜 막 5분 만에 마르는 것 같아요. 전 머리가 길고 숱이 많아서 잘 안 마르는데ㅋ 집에 아예 드라이기가 없어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